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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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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Sandro Botticelli - La nascita di Venere - Google Art Project - edited.jpg
춘약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의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로마 신화의 비너스)에서 유래했다. (산드로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1486년경)

춘약(春藥, 영어: aphrodisiac) 또는 최음제성욕을 일으키거나 고조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음식, 음료, 약물, 향 등)을 말한다. 이 용어는 그리스 신화의 사랑과 미, 다산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이름에서 유래했다.[1]

역사적으로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 중국, 인도 등 전 세계의 많은 문화권에서 성적 욕망이나 정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다양한 천연 물질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적인 춘약 중 다수는 과학적 근거가 매우 부족하며, 그 효과가 있다고 느껴지는 경우는 대부분 플라시보 효과나 다른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2][3]

현대 의학에서는 성욕 저하 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전문 의약품이 존재하지만, 이는 먹기만 하면 즉각적으로 성욕을 불러일으키는 신화적인 춘약의 개념과는 명확히 구분된다.

역사

춘약에 대한 탐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고대 문명에서는 다산(多産)과 생식력이 종족의 생존과 직결되었기 때문에, 성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물질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기록(예: 에베르스 파피루스)에는 , 무화과, 특정 식물 추출물을 혼합하여 성욕을 증진시키려 한 처방이 남아있다.[4]
  • 고대 그리스와 로마: 춘약이라는 용어의 어원이 된 아프로디시악의 발상지답게 다양한 물질이 사용되었다. 히포크라테스는 렌틸콩과 같은 음식이 성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로마인들은 이나 특정 향신료(예: 후추, 사티리온)를 즐겨 먹었으며, 이는 정력과 관련이 있다고 믿었다.[5]
  • 중세 유럽: 연금술과 약초학이 발달하면서, 특정 식물의 모양이 성기관과 비슷하면(유사성의 원칙) 그에 해당하는 효능이 있다고 믿는 형상론이 유행했다. 예를 들어 맨드레이크 뿌리나 인삼의 모양이 인간의 형상과 비슷하여 강력한 정력제로 여겨졌다.
  • 아유르베다한의학: 인도의 전통 의학인 아유르베다와 한의학에서는 인삼, 마늘, 정향, 샤프란 등 다양한 약초와 향신료를 사용하여 신체의 균형을 맞추고 기(氣)나 프라나를 보충함으로써 성기능을 포함한 전반적인 활력을 증진시키는 처방이 발달했다.[6]

분류

춘약은 그 작용 방식이나 인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심리적 춘약

물질 자체가 생리학적 변화를 일으키기보다는, 그 물질의 모양, 질감, 냄새, 또는 그것이 상징하는 문화적 의미를 통해 성적 연상이나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경우이다.

  • 형태적 연상: 바나나, 아스파라거스, 오이 등 남근을 연상시키는 모양의 음식.
  • 상징적 의미: 밸런타인 데이에 선물하는 초콜릿은 사랑과 로맨스라는 상징성을 통해 심리적 효과를 준다.
  • 감각적 자극: 부드러운 질감의 이나 향기로운 와인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감각을 자극하여 심리적인 이완과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

생리학적 춘약

신체의 특정 기능(예: 혈류 증가, 호르몬 수치 변화,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직접 영향을 주어 성적 반응이나 욕구를 증진시키려는 물질이다. 이 중 다수는 과학적으로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거나, 효과가 있더라도 미미하거나 위험한 부작용을 동반한다.

주요 물질 및 논란

역사적으로 춘약으로 알려진 수많은 물질이 있으며, 이들에 대한 과학적 평가는 엇갈린다.

식품

  • : 가장 유명한 춘약 중 하나이다. 18세기 이탈리아의 바람둥이 자코모 카사노바가 즐겨 먹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굴에는 아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데, 아연은 테스토스테론 생성과 정자 형성에 필수적인 미네랄이다.[7] 그러나 일반적인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굴의 양이 즉각적인 성욕 증진으로 이어진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부족하다. 2005년 굴이 D-아스파르트산과 NMDA 수용체를 함유하여 호르몬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으나[8], 이것이 인간의 성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 초콜릿: 아즈텍 문명에서는 초콜릿을 신의 음료라 부르며 귀하게 여겼다. 초콜릿에는 기분을 좋게 하는 페닐에틸아민과 아난다마이드라는 신경전달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하지만 2006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초콜릿을 섭취하는 그룹과 섭취하지 않는 그룹 간의 성적 흥분이나 만족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9]
  • 고추: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고 심박수를 높이며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는 성적 흥분 시의 신체 반응과 유사하여 춘약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 : 붕소가 함유되어 있어 에스트로겐 대사에 관여할 수 있으며[10], 허니문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고대 북유럽에서 신혼부부가 꿀로 만든 술(벌꿀술)을 마시던 풍습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정력과 관련 깊게 여겨졌다.

식물성

  • 인삼: 수천 년간 한의학에서 원기를 보충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약재로 사용되었다. 여러 임상 연구의 메타분석 결과, 인삼의 사포닌 성분인 진세노사이드가 산화 질소 생성을 도와 혈관을 확장시키고, 남성의 발기부전 개선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이 시사되었다.[11]
  • 마카: 페루 안데스산맥에서 자라는 식물로, 최근 슈퍼푸드로 주목받고 있다. 2010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 고찰에 따르면, 일부 소규모 연구에서 성욕 개선 효과가 보고되었으나, 위약(플라시보) 대비 효과에 대한 일관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크고 엄격한 연구가 필요하다.[12]
  • 요힘빈: 아프리카 요힘베 나무껍질에서 추출되는 알칼로이드이다. 교감신경계를 자극하고 혈관을 확장시켜 과거 발기부전 치료제로 처방되기도 했다.[13] 하지만 고혈압, 불안, 심계항진, 불면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현재는 의사의 엄격한 관리 감독 하에서만 사용되어야 한다.[14]
  • 호니 고트 위드 (삼지구엽초): 음탕한 염소의 풀이라는 이름처럼 전통적으로 정력제로 사용되었다. 이카린이라는 성분이 PDE5를 억제하여 실데나필(비아그라)과 유사한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으나, 그 효과는 훨씬 약하다.[15]

동물성 및 기타

  • 스패니시 플라이: 서반아파리라는 딱정벌레에서 추출한 칸타리딘 성분이다. 이는 사실 춘약이 아니라 맹독성 물질이다. 섭취 시 요도에 극심한 염증과 자극을 일으켜 강제로 발기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성욕과는 무관하며 심각한 신부전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16]
  • 코뿔소의 뿔: 일부 아시아 문화권에서 코뿔소의 뿔을 갈아 마시면 강력한 정력 효과가 있다고 믿어왔으나, 이는 완전한 유사과학이다. 코뿔소의 뿔은 인간의 손톱이나 머리카락과 같은 케라틴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무런 약리학적 효과가 없다.[17] 이러한 잘못된 믿음 때문에 코뿔소가 밀렵되어 멸종위기종이 되었다.

의학적 및 과학적 관점

플라시보 효과와 심리적 요인

미국 식품의약국은 1989년, 성욕 증진 효과를 주장하는 일반의약품 춘약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결론 내렸다.[18] 많은 경우, 효과를 경험했다는 보고는 "이것을 먹으면 성욕이 오를 것이다"라는 강한 믿음과 기대감에 의한 플라시보 효과로 설명된다. 또한, 성욕은 심리적 상태, 파트너와의 관계, 스트레스 수준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므로, 특정 물질 하나만으로 조절되기 어렵다.[2]

성욕은 주방이 아니라 뇌에서 시작된다.
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의 편집장 어윈 골드스타인 박사

성기능 장애 치료제와의 구분

현대 의학에서 사용하는 일부 약물들은 춘약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명확한 차이가 있다.

  • 발기부전 치료제 (예: 실데나필, 타다라필): 이 약물들은 성욕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약이 아니다. 이들은 PDE5 억제제로, 성적 자극이 있을 때 음경의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 유입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발기를 돕는 약물이다. 성적 욕구 자체가 없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다.[19]
  • 여성 성욕 저하 장애 치료제 (예: 플리반세린, 브레멜라노타이드): 핑크 비아그라라는 별명과 달리, 이 약물들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 도파민 등)에 작용하여 성욕 저하의 불균형을 교정하려는 기전을 갖는다. 하지만 효과가 즉각적이지 않으며,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고 저혈압, 실신 등의 부작용이 있어 의사의 처방이 반드시 필요하다.[20]

위험성 및 오용

부작용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많은 천연 춘약들이 오히려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 요힘빈: 앞서 언급했듯이 고혈압, 불안, 심장 발작 등을 유발할 수 있다.[18]
  • 스패니시 플라이 (칸타리딘): 소량으로도 치명적인 신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16]
  • 정체불명의 혼합물: 인터넷 등에서 춘약으로 판매되는 제품들은 성분 표시가 불분명하거나, 실제로는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을 불법적으로 고용량 첨가하여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범죄에의 악용

일부 약물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범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오용되며, 이는 춘약이 아닌 데이트 강간 약물로 분류된다.

  • GHB (감마-하이드록시뷰티르산): 무색무취로 술이나 음료에 쉽게 탈 수 있으며, 소량으로는 기분이 좋아지고 억제력이 사라지지만, 용량이 조금만 많아져도 의식을 잃거나 기억 상실을 유발한다.[21]
  • 플루니트라제팜 (루피놀): 강력한 수면제 성분으로, 알코올과 함께 섭취 시 필름이 끊기는 전향성 기억 상실을 유발한다.

이러한 약물들은 성욕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무력화시키고 저항 불능 상태로 만드는 심각한 범죄 도구이다.

불법 거래 및 환경 문제

코뿔소의 뿔이나 호랑이의 뼈(호골) 등 멸종위기종의 신체 일부가 정력제로 잘못 알려져 밀매되고 있다. 이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해당 종을 멸종 위기로 몰아넣는 심각한 환경 범죄이다.[22]

대중 문화 속의 춘약

신화, 문학, 영화 등 대중 문화 속에서 춘약(혹은 사랑의 묘약)은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 신화와 전설: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야기에서 두 사람이 실수로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비극적인 사랑에 빠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 문학: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겨름 밤의 꿈》에서는 요정 퍽이 사랑의 묘약을 잘못 사용하여 인물들의 애정 관계가 뒤엉키는 소동이 벌어진다.
  • 영화 및 음악: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아모텐시아, 영화 《사랑의 묘약 No. 9 (Love Potion No. 9)》 등에서 마법적이고 즉각적인 효과를 내는 물질로 묘사되며, 이는 춘약에 대한 대중의 환상을 반영한다.

같이 보기

각주

  1. “Aphrodisiac”. 《Merriam-Webster》. 2025년 11월 3일에 확인함. 
  2. West, E., & Krychman, M. (2015). “Natural Aphrodisiacs—A Review of Current Scientific Literature”. 《Sexual Medicine Reviews》: 85–101. doi:10.1002/smrj.38. 
  3. Lehmiller, Justin J. (2017). 〈Chapter 7: Sexuality and Health〉. 《The Psychology of Human Sexuality》. Wiley-Blackwell. 192-193쪽. ISBN 978-1119164716 |isbn= 값 확인 필요: checksum (도움말). 
  4. Hassan, S. A., et al. (2021). "Aphrodisiacs in Ancient Egypt: A Review."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279, 114387.
  5. Krychman, Michael L. (2018). 100 Questions & Answers About Sexual Wellness and Vitality. Jones & Bartlett Learning. p. 87.
  6. Chauhan, N. S., et al. (2014). "A review on plants used for improvement of sexual performance and virility." BioMed Research International, 2014, 868062.
  7. Prasad, A. S. (2000). “Zinc and sexual function”.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Nutrition》: 692S–699S. 
  8. “Oysters really are aphrodisiacs, say scientists (and Casanova)”. 《The Guardian》. 2005년 3월 23일. 2025년 11월 3일에 확인함. 
  9. Salonia, A. 외 (2006). “Chocolate and women's sexual health: A intriguing correlation”. 《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 476–482. doi:10.1111/j.1743-6109.2006.00236.x. 
  10. Naghii, M. R., & Samman, S. (1997). "The role of boron in nutrition and metabolism." Progress in Food & Nutrition Science, 21(1), 43-63.
  11. Geng, J. 외 (2018). “Ginseng for erectile dysfunction”.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doi:10.1002/14651858.CD012654. 
  12. Shin, B. C. 외 (2010). “Maca (L. meyenii) for improving sexual function: a systematic review”. 《BMC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doi:10.1186/1472-6882-10-44. 
  13. Ernst, E., & Pittler, M. H. (1998). "Yohimbine for erectile dysfunct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linical trials." The Journal of Urology, 159(2), 433-436.
  14. “Aphrodisiacs and libido: What’s the connection?”. 《Harvard Health Publishing》. 2023년 1월 11일. 2025년 11월 3일에 확인함. 
  15. Shindel, A. W., et al. (2010). "Erectogenic and neurotrophic effects of icariin, a purified extract of horny goat weed (Epimediium spp.) in vitro and in vivo." The Journal of Sexual Medicine, 7(4 Pt 1), 1518-1528.
  16. Karras, D. J. 외 (1996). “Poisoning from "Spanish fly" (cantharidin)”. 《The American Journal of Emergency Medicine》: 478–483. doi:10.1016/s0735-6757(96)90153-8. 
  17. “The Hard Truth about Rhino Horn”. 《Scientific American》. 2013년 5월 15일. 2025년 11월 3일에 확인함. 
  18. “Federal Register, Vol. 54, No. 8, January 13, 1989, Part VI - 21 CFR Part 310, [Docket No. 81N-0036]”.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2025년 11월 3일에 확인함. FDA is issuing a final rule declaring that all over-the-counter (OTC) drug products labeled for human use as an aphrodisiac are not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and effective and are misbranded. 
  19. “Erectile dysfunction: Viagra and other oral medications”. 《Mayo Clinic》. 2025년 11월 3일에 확인함. 
  20. “What to Know About Drugs to Treat Low Sexual Desire in Women”.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2021년 3월 22일. 2025년 11월 3일에 확인함. 
  21. “Club Drugs (GHB, Ketamine, and Rohypnol)”. 《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 (NIDA)》. 2025년 11월 3일에 확인함. 
  22. “Illegal Wildlife Trade”. 《World Wildlife Fund (WWF)》. 2025년 11월 3일에 확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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