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現金, cash)은 가치가 저장되어 즉시 교환의 매개로 사용할 수 있는 물리적인 형태의 돈을 의미한다. 주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지폐와 주화로 구성되며, 국가에 의해 그 가치가 보증되고 법적으로 통용되는 강제 통용력을 가진다.
현금은 자산 중에서 즉시적인 지불 수단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정도인 유동성이 가장 높은 자산이다. 디지털 결제 수단이 보편화된 현대 사회에서도 현금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특히 소액 거래, 비상 상황, 또는 디지털 인프라가 미비한 지역에서 필수적인 결제 수단으로 사용된다.
역사
화폐의 기원
인류 최초의 교환은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맞바꾸는 물물교환 형태였다. 하지만 물물교환은 교환하려는 양측의 필요가 일치해야만 거래가 성립하는 욕구의 이중적 불일치 문제와, 상품의 가치를 측정하고 분할하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 구성원들이 보편적으로 가치를 인정하는 특정 물품이 화폐처럼 사용되는 물품화폐가 등장했다. 지역과 문화에 따라 조개껍데기, 소금, 곡물, 가축, 직물 등이 화폐로 사용되었다.
금속화폐와 주화의 등장
물품화폐는 보관과 운반이 어렵고 쉽게 변질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내구성이 좋고 가치가 높으며 휴대가 용이한 금, 은과 같은 귀금속이 화폐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무게를 재어 가치를 측정하는 칭량화폐 형태로 사용되었으나, 거래 시마다 무게를 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기원전 7세기경, 지금의 튀르키예 지역에 위치했던 리디아 왕국에서 세계 최초의 주화가 등장했다. 국왕의 인장을 찍어 금속의 무게와 순도를 보증함으로써, 거래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이 혁신은 그리스, 로마로 전파되어 고대 상업 발달의 기틀이 되었다.
한국사에서는 고려성종 때 발행된 철전인 건원중보가 최초의 주화로 알려져 있으며, 조선 시대에는 상평통보가 전국적으로 유통되며 화폐 경제의 근간을 이루었다.
지폐의 발명
무거운 금속화폐를 대량으로 운반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폐가 발명되었다. 세계 최초의 지폐는 11세기 중국 북송 시대에 등장한 교자이다. 상인들이 무거운 철전을 교자포라는 조합에 맡기고 받은 보관증서가 시장에서 유통되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이다.
유럽에서는 17세기경 금세공업자들이 금을 보관해주고 써준 영수증이 사람들에게 신용을 얻어 유통된 것이 지폐의 기원이 되었다. 이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직접 지폐를 발행하고 그 가치를 보증하는 현대적인 지폐 제도가 확립되었다.
화폐의 기능
경제학에서 현금을 포함한 화폐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주요 기능을 수행한다.
교환의 매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수단으로, 물물교환의 욕구의 이중적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여 거래를 원활하게 한다.
가치의 척도: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원, 달러와 같은 통일된 단위로 표시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경제적 가치를 쉽게 비교하고 회계 기록을 가능하게 한다.
가치의 저장: 현재의 구매력을 미래로 이전하여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소득을 얻은 시점과 소비하는 시점을 분리할 수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현금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감소하는 단점이 있다.
지급의 표준: 미래의 특정 시점에 지불해야 할 채무의 액수를 표시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대출, 할부 구매 등 신용 거래의 기반이 되는 기능이다.
종류 및 형태
현금은 크게 주화와 지폐로 나뉜다.
주화: 주로 구리, 아연, 니켈 등의 비금속 합금으로 만들어지며, 소액 거래에 사용된다. 대한민국조폐공사와 같은 국가 기관에서 제조한다. 액면가치보다 제조비용이 더 높은 경우도 발생한다.
지폐: 주로 면 섬유를 원료로 한 특수 용지로 만들어지며, 고액 거래에 주로 사용된다. 위조 방지를 위해섬네일을 만드는 중 오류 발생: 지폐에 사용되는 다양한 위조 방지 기술
숨은 그림, 홀로그램, 미세 문자, 요판 잠상, 보안실 등 정교한 위조 방지 기술이 적용된다. 최근에는 내구성이 뛰어난 폴리머(플라스틱) 지폐를 도입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장점과 단점
장점
보편성과 접근성: 은행 계좌가 없거나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금융 소외 계층도 차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지불 수단이다.
익명성과 프라이버시 보호: 거래 기록이 남지 않아 개인의 소비 패턴 등 민감한 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없다.
결제의 완결성: 거래가 이루어지는 즉시 지불이 완료된다. 신용카드처럼 승인 취소나 지급 거절의 위험이 없다.
비용 효율성: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카드 수수료와 같은 추가적인 거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재난 및 비상시 유용성: 정전, 통신망 마비 등 전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비상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제 수단이다.
단점
분실 및 도난 위험: 물리적인 형태이므로 분실하거나 도난당했을 때 되찾기가 거의 불가능하며, 가치를 보전받을 수 없다.
보관 및 관리의 비효율성: 대량의 현금은 보관, 운반, 계수가 불편하며 보안에도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위조 및 훼손 위험: 정교한 위조지폐가 유통될 수 있으며, 화재나 습기 등으로 인해 훼손될 수 있다.
지하경제 유발: 거래의 익명성은 탈세, 뇌물, 자금 세탁 등 불법적인 경제 활동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스웨덴: 세계에서 현금 없는 사회에 가장 근접한 국가로 평가받는다. 대중교통, 상점 등에서 현금을 받지 않는 곳이 많으며,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시장, 노점상까지 깊숙이 보급되어 현금 사용률이 급감했다.
대한민국: 세계 최고 수준의 신용카드 보급률과 스마트폰 보급률을 바탕으로 현금 사용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20년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을 시행하기도 했다.
순기능과 역기능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은 거래의 투명성을 높여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탈세를 방지하며, 화폐 발행 및 관리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순기능이 있다.
그러나 모든 거래 기록이 중앙 서버에 남게 되어 국가나 기업에 의한 개인 사생활 침해 및 감시 사회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또한, 고령층과 같은 디지털 소외 계층이 금융 활동에서 배제될 수 있으며, 해킹이나 시스템 장애 발생 시 사회 전체의 결제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다는 역기능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는 현금 없는 사회로의 급격한 전환보다는 현금과 전자 결제 수단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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